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임경미 활동가
본 영상과 글은 2023년 1월 옥천소식지에 게시된 내용입니다. 글, 영상 김원택 |
옥천의 모든 장애인이 자립해서 센터가 할 일이 없어지기를 꿈꾸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임경미 소장을 만났다.
세월도 비껴가는지 늘 앳된 얼굴의 임소장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결의했던
지난 4월의 삭발투쟁의 흔적인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더욱 젊어 보였다.
아마도 아직 할 일이 많기에 젊음을 유지하는 듯 하다.
배움의 길 장애는 없다.
임 소장은 생후 8개월 때 열병을 앓으며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됐다.
어린 임소장이 10살이 될 때 까지
어머니는 전국을 업고 다니며 용하다는 한의원과 병원에 다녔고,
9살에는 깨어나지 못해 주변을 걱정시키는 혼란스러운 대수술까지도 받았지만
결국 나아지지 않았다.
늦게나마 교육받게 하려 했으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국민학교에서 입학거부를 당해 검정고시로 각급학교를 졸업했고,
대학도 사이버대학교를 다녔다.
처음으로 대학원을 일반대학에서 나왔지만,
이 나라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창 시절, 동창생 등의 단어를
그녀의 인생에서 빼앗아 갔다.
그 상실감은 갈망이 되어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고
덕분에 어려운 사회복지학, 평생교육을 전공, 부전공으로
그리고 대학원에서의 공부까지 가능하도록 이끌어 줬다.
장애인 자립 지원하는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2011년에 설립된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역의 중증장애인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자립에 필요한 금전 관리, 생활 관리, 자기 관리, 요리 등
기본적인 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험이 부족해서
활동지원사에게조차 의사표현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돕고 있다.
장애인이면 누구나 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집 안에서 생활하는 것조차도 어려워하는 중증 장애인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은 가족이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결국 시설로 들어가야 하는데
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개성과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자기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이동, 주거 노동 등 장애인 기본 권리 보장돼야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어떤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이동권, 주거권 그리고 노동권 등 기본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독거세대가 많을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의 삶이지만,
임대주택에는 평형에 따라 독거인은 들어갈 수 없고,
편법으로 가족의 명의만 얹으려 해도
활동지원사의 도움에 제약에 생긴다.
평수가 작은 곳에 들어가자니 휠체어의 이동이 원활하지 못해
이마저도 어렵다.
사회적인 편견과 실제 장애 때문에
생활비를 얻기 위해 직장을 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주거권이나 노동권도 암담한 현실이지만,
이동이 돼야 주거든 경제든 나아질 텐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동조차 제한받고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임소장은 강하게 말한다.
중증 장애인 150명단 1대 꼴로 지원되는 교통수단 10대 중
현재 8대만 운영 중이다.
그 조차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함께 이용해야 한다.
휠체어가 다닐 수 없는 거리,
휠체어는 탈 수 없는 버스 등
옥천 군민 10명중 1명은 장애인인데
주변에서 휠체어를 보기 힘든 이유이다.
임소장은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켜 보고자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와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인 접근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장애인 인권영화제'를 3년째 진행하며
장애인의 권리 옹호를 위해 알리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도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대우받길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발언 때문에
임소장을 비롯한 많은 장애인이
장애인도 시민임을 주장하며 삭발까지 하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장애인을 일반인과는 다르게 보는
사회적 편견과의 싸움인 듯해 더욱 안타깝다.
그는 배움의 기회가 적어 글을 몰라 불편해하는 장애인들도
사진이 첨부된 투표용지로 소중한 표를 행사하게 하고 싶다.
먼진 관공지까진 아니어도
집 앞 거리라도 불편없이 장애인들이 나서게 하고 싶다.
뿔쌍해 도와주고 싶어하는 시선 대신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장애인들이 대우받게 하고 싶다.
일반인과 장애인, 정상인과 장애인으로 구분하며
일반 사람이 아닌 비정상인으로 장애인을 보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
모든 장애인이 자립해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없어지는 것이 임소장의 소망이지만,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모두 함께 행복한 옥천이 될 때까지
임소장의 휠체어가 계속 구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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