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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구르는 소리/잉크묻은 보석

청춘, 홀로서면 외롭지 않다 (김이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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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홀로서면 외롭지 않다. 

(부제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진짜 인생 찾기 / 지은이 : 김이율)









1. 사족


두께에 비해 무척 가볍다고 느껴지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최근 바쁜 일정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무게뿐 아니라 내용또한 좀 가벼운 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예쁜 책표지와는 달리..

제목에서 오는 부담감은 이겨내기 어려웠다. 

한참을 읽지 못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찾은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진짜 인생 찾기"....


마흔을 넘은 나이, 누가 뭐래도 청춘이라고 고집하고 있었는데... 두렵다. 

남들이 나에게 얘기하 듯, 동기 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의 외모에서 내가 느껴지 듯.

세월은 어쩔 수 없음을 절감(?)할까봐..


아내는 제목만 보고는 "맘에 안 들어~" 했다.

왜 하필 홀로 서라는 책을 골랐냐며 삐쭉거렸다.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렇게도 받아들여 질 수 있겠다.



2. 독서 :


책장을 하나 하나 넘기며 걱정은 사라졌다. 

이 책은 그 흔한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듯 "이렇게 해라~, 그건 하지마라~, 이것만은 지켜라~" 식의 강요를 하지 않는다.

그냥 덤덤히 지은이의 생활을 적어가고 있다. 

마치 남의 일기를 훔쳐 보듯, 

재미있게, 때로는 부러워하며, 때로는 공감하며 그냥 편하게 읽어 갔다. 


책의 제목처럼, 각 장의 제목도 시적 표현들로 가득하다.


머리말 조차도 "우리들은 꿈꾸는 아침을 릴레이하고 있다."


"혼자는 외롭고 / 둘은 그립고 / 사랑은 여전히 서툴다"


"계속, 조금씩, 꾸준히 걷는 사람이 끝까지 간다"


보통 책을 읽을 때 나는 각 장의 시작을 알리는 간지(?) 부분의 글은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읽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듯 해서 다시 찾아 읽어보곤 했다.

책에 나오는 글 일부를 베껴 놓거나 그 장의 목차를 적어놓은 듯 보이는

그 간지부분에도 작가의 독백이 담겼다.


작가의 일기(?) 끝무렵 마다 "타인에게서 빌린 깨달음 하나"라는 꼭지가 실려있다.

어쩜 이렇게 예쁜 말로 썼을까.

쉽게 말하면 그냥 베껴 온 것인데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 주고, 

실제로 작가가 감동받은 다른 책 내용들이라 여러권의 또다른 책을 "선물" 받은 듯 하다. 


또, 각 장이 끝나는 곳마다 "Healing Chair"라는 꼭지를 통해 또 다른 감동을 전해 준다. 

    



3. 아쉬움


제목에 대한 부담감을 다시 말할 수 밖에 없겠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아쉬운 것은

"청춘, 홀로서면 외롭지 않다"라는 제목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짧은 꼭지 하나로 홀로서라, 그래야 외롭지 않다를 논하기엔 좀 부족하다.


물론 작가는 이 책을 써가면서

정말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작가만의 인생 찾기"에 성공한 듯 보인다.


본문 "개와 늑대의 시간" 중에

굶주려 쓰러진 늑대가 

인간이 바치는(?) 음식을 먹는 개와 만나는 장면에서

"차라리 굶어죽더라도 묶여 살 수는 없어"라는 늑대의 독백은

충분히 작가의 패기와 성공을 엿볼 수 있다.


그래도 제목에 그렇게 시를 썼다면,

조금은 더 작가 혼자만 아는 비밀을 알려줬으면 싶은 것이 독자의 심정이다. 

머리말 처음에 썼듯 "아무리 알려고 애쓴다고 한들 끝내 알아낼 수 없는 수수께끼"라고

얼버무리기에 제목은 조금 충격적이다.



4. 추천


절대로 이 책은 이혼남녀가 읽는 책이 아니다. ^^;

이혼의 위기에 있거나, 왕따의 참혹한 현실에 빠진 사람을 위한 역경극복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렇게 빡빡하게 살고 있는데, 다른 사람도 다 그런가? 싶은 사람들이 쉬엄쉬엄 읽어보는 ...

사소한 일에 투정(?)부리고, 트집잡는 것이 괴로운 직장 상사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비오는 날, 오후에 창가에 앉아서 자녀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 아버지가 읽어도 좋겠다.

숨막히는 갈등과 애증에 질려버린 여성분들이 드라마 대신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정확히는 힐링이 필요한 이 세대의 모든 청춘들이 한토막의 즐거운 상상을 위해 읽었으면 좋겠다.


음... 어쨌든.. 지금은.. 나만 힐링받아 미안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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