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대표 등산로 "돌람산"
얼마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늘 그렇듯 과체중에 운동부족. 그래서 고지혈증도 있고 등등등
이제 건강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나이에 다다른 듯 합니다.
그래서 이제 따뜻한 봄도 다가오고 하니
등산이라도 할까 하고
옥천의 대표 등산로이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오가는
"돌람산"을 찾았습니다.
돌람산은 해발 257미터의 아주 야트막한 산입니다.
옥천의 대표 등산로 인데도
산에 오르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저는
오늘 돌람산과 처음 대면합니다.
어디에 주차를 해야 할지 몰라 한참 망설이는데
다른 분들이 입구에 그냥 차를 세우고 올라가시더라구요. ^^
저도 편한(?) 마음으로 갓길에 불법주차를 하고
등산로의 첫 계단을 밟아
역사적인 돌람산 첫 등정에 임했습니다. ^^
계단에 오르고 보니
와~ 산속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길을 보면서
내가 여기 왜 왔지? 하는 후회도 잠시 해 봤지만
이왕 마음먹고 여기까지 왔으니 한발자국씩 걸음을 내딛습니다.
역시 운동부족이라
시작부터 숨이 가팠지만
추월하며 지나가시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힐끔힐끔 보시는게
'젊은 사람이 안됐네..' 하시는 듯 하여
사진 찍으려 일부러 천천히 걷는척
느긋하게...
허덕임을 몰래 숨기며 계속 등산을 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언덕...
그러다 중간에 터~억 나타나는 정자!!!
우와~ 얼마나 반가왔던지요. ^^
돌남산... 석남정...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큰 돌이 하나 있을 법한 이름입니다.
근데 조금 창피한 것이 하나 있네요.
전 이 팔각정을 보기 전까지도
"돌남산"을 "돌람산"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ㅠㅠ
정확한 명칭이 돌남산인가 합니다.
어디가서 옥천에 산다고 말도 못하겠습니다. ㅠㅠ
그래도 옥천사람들은 다 돌람산이라고 하니까 그냥 그렇게 가겠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옥천"답게
등산로 중간 중간에 시 구절들이 보입니다.
시를 읽는 척 쉬어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
아마도 이 등산로를 설계하신 분도
꽤나 운동부족이어서
저같은 초보 등산객의 마음을 알아 주나 봅니다.
요즘 계속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어서
허리도 꽤 아프고 자세도 안좋았는데 제대로 자세를 잡고
등산을 다시 이어갑니다.
마치 한 시간은 지난 듯 한데
시계를 보니 겨우 15분 지나는 곳에 다다르자
갑자기 급경사가.... 딱!
괜히 왔다 투덜대며
그래도 끝장은 봐야지 하면서 오르는 길에
잠깐 옆을 보니
다행히...
옥천의 시가지가 훤히 보이는 풍광이 정말 끝내줍니다.
그렇게 가파른 경사를 5분이나 올라가면
더 놀라운 풍광...
어르신들이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헐....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간신히 온
저에게는
말도 안되는 광경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인터뷰는 포기하고
(사실.. 인터뷰 한답시고
말시키면 운동같이 하자고 하실까봐...)
조용히 뒤돌아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내리막길 끝에 와서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누가 볼까봐 무지 신경이 쓰였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겨우 20분 오르고 20분 내려오는 등산인데
참 안타까운 중년입니다. ㅠㅠ
올라갈 때 봤어야 할 "기피제" 안내 문구...
다행히 겨울이라 괜찮겠지 하고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산에 오르기 전에 이런 약도 한 번씩 뿌려주어야 하는군요.
역시 옥천사람들이 많이 찾는 등산로 답게
기피제 옆에는 신발과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라고
에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왕복 40분
산을 20분씩이나 오르고 또 운동한다는게
저한테는 말도 안되지만
잠시 운동을 하고 내려오면 1시간 딱 걸리는
산책로..
가까운 곳에 이렇게 쉽게 산과 마주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다니다 보면
정상까지 뛰어서 후딱 다녀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상 운동 참 싫어하는 등산 초보의
돌남산 정복기(?)였습니다.
조만간 돌남산 날다람쥐라 불릴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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