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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구르는 소리/보따리 소식

코로나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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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3월 31일에 작성되었는데
옥천군 블로그 게시 예정이라 옥천군에서 게시 후에 
포스팅하다보니 다소 늦어졌습니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조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일찍이 일제강점기에 이상화 시인이 노래한 싯구절입니다. 
코로나로 잠식당한 
현 시점에서 다시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아직 몽우리를 꼭꼭 잠그고 수줍어 하는 녀석들도 많지만
하나씩 하나씩 가르마를 풀고
뽀얀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꽃도 사람도 환하게 만들어 주고
봄의 길목을 축하해 주던
모든 행사가 멈춰져 아쉽기만 합니다. 

 

 

 

사진으로나마
갓 나오는 꽃들을 감상해보시면 어떨까요?

가깝게는
옥천체육센터부터 옥천문화원을 거쳐 제이마트에 이르는 거리에서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옥천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니까
점심 드시고 가볍게 산책하며 아름다운 사람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습니다.

 

 

 

연분홍 사이의 
노오란 개나리도 어쩜 이리 사랑스러울까요.
아직 피우지 않은 꽃들까지도 
예술이 되는 순간들입니다.

 

 

 

그 옆으로
충북도립대학교 담장 안쪽에도 꽃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문화원, 교육도서관 쪽에는
예쁜 카페도 몇 곳이 있습니다. 
커피 한 잔 들고 꽃길을 거니는 순간도
멋있어 보일 듯 합니다. 

 

 

 

안내, 보은 방면 국도에는 
유명한 꽃길이 꽃을 피울 준비중입니다. 
초입에는 볼 수 없던 벚꽃들을
장계리에 거의 왔을 때 즈음 조금은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네요. 
만개될 주말 즈음이 기대됩니다.

 

 

 

다시 옥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교동저수지 옆의 데크길도
화려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수지 안쪽의 조형물은
관리가 좀 필요할 듯 합니다. 
주변의 풀이 너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저는 조만간 이 곳 교동저수지 팔각정 근처에서
버스킹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
군에서 지원해 주어 전기시설까지 작년말에 완비된 것으로 압니다.

 

 

 

팔각정을 지나 
벚꽃 산책로로 들어섰습니다. 
학의 모양을 닮은 예쁜 무대 주변으로
바닥마저도 예쁜  산책로가 구석구석 뻗어 있습니다.

 

 

 

꽃사진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그야말로 보물입니다. 

매년마다 이런 기적같은 선물들을
자연으로부터 받아오고 누려왔으면서도
코로나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작금의 사태로
누릴 수 없게 되니 이제야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사람을 기다리는 꽃길은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데
사람과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하는
인적 드문 벚꽃길을 소개했습니다.

옥천의 벛꽃길은 이번 주말즈음이면 만개할 듯 합니다. 
꽃길을 거닐며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차를 타고 달리며
옥천의 꽃길에 취해 보시기 바랍니다

 

 

 

코로나에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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